
남유진 후보는 26일, ‘박명재 선배님께’로 시작되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시도의원을 줄세우지 말라는 저의 비판에 대해 시도의원을 모욕하지 말라고 하신 이야기를 듣고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선거의 주무부처이자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노무현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분이 이런 지지 선언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걸 몰랐겠느냐”며 반문하면서 “시도의원 공천이 끝났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하고 이번 포항 시도의원들의 지지 선언에 박명재 의원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주장을 재차 제기했다.
이어 남 후보는 “이런 줄세우기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박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발탁한 노무현 대통령도 기초의원 정당공천 배제를 공약하지 않았느냐”고 상기시키면서 “시도의원을 모욕한 것은 내가 아니라, 끝까지 본인의 개입과 역할을 부정하고 있는 박명재 의원”이라며 책임 추궁의 강도를 높였다.
아울러 박 의원의 ‘동남권 도지사론’에 대해서도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동남권 도지사론’은 하나 된 경북을 갈가리 찢어 놓는 소지역주의 망령”이라고 지적하고, “나라가 남북으로 나뉘고, 영호남이 반목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 피와 혼과 뜻을 같이하는 경북마저 갈라놓는,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남 후보는 박명재 의원의 정치적 처신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열린우리당 후보로 도지사에 나와서 당시 김관용 후보에 대해 허위임을 알면서도 엄청난 인신공격을 퍼부었다”고 상기시키고 “그런 박 의원을 용서하고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준 당원과 도민들의 은혜를 소지역주의 선동과 공천 줄세우기로 갚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며 날을 세웠다.
남 후보는 “정부 여당을 잘 알고 있는 박 의원이 할 일은 지역에서 명함 돌리는 것이 아니라 여의도에서 홍준표 대표를 도와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부디 여의도로 돌아가셔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한민국과 경북을 위한 봉사에 힘써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자신의 정치인-행정가 역할분담론을 재차 주장했다.
<박명재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박명재 선배님께
행정고시 22회, 후배 남유진입니다.
오늘은 고향 경북의 후배이자, 공직 후배로서 요즘 선배님의 언행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얼마 전 제가, 포항의 시도의원님들의 선배님 지지선언을 두고 ‘시도의원 줄세우기를 중단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시도의원을 모욕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도 아니고, 심지어 예비후보 자격조차 없는 선배님에 대해 평생을 선거와 정치로 지내면서 선거법에 대해 정통한 시도의원들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지지 선언을 한 게 순전히 본인의 뜻이었겠습니까?
이런 행동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선거의 주무부처이자 지방자치단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지낸 선배님이 몰랐다고 할 것입니까? 시도의원들 공천이 이미 끝났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선배님을 장관으로 발탁한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기초의원 정당공천 배제를 공약하지 않으셨습니까?
저 역시 기초단체장을 세 번 하면서 누구보다 그 분들의 괴로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시도의원들을 모욕했겠습니까?
그 분들을 모욕한 것은, 피해자인 그 분들의 입장과 처지에 공감하며 글을 쓴 제가 아니라, 끝까지 본인의 개입과 역할을 부정하고 있는 선배님입니다.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얼마 전 선배님은 또다시 ‘동남권 도지사론’을 말씀하셨습니다.
도청 이전을 기대했던 주민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도민들의 상실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동남권 도지사론’은 하나 된 경북을 갈가리 찢어 놓는 소지역주의 망령입니다.
나라가 남북으로 나뉘고, 영호남이 반목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 피와 혼과 뜻을 같이하는 경북마저 갈라놓는 역사의 범죄입니다. 장관까지 지내시고, 도지사도 당을 바꿔가며 두 번이나 도전하시고, 한 때는 후배들의 모범이 되었던 분이 하신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픈 이야기겠지만 끝까지 들어 주십시오.
선배님은 열린 우리당 경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20% 넘는 득표를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 도지사인 김관용 지사를 향해 도를 넘는 인신공세를 펼쳤고, 본인 입으로 그 의혹내용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당원들은 선배님을 용서하고 동지로 받아 들여 주었습니다.
선배님은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하셨습니다. 차관까지는 몰라도 장관은 철저하게 검증된 자기 사람이 아니면 절대 임명하는 자리가 아님을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선배님은 노무현 정부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셨어야할 분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당원과 주민들은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셨습니다.
이런 그간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선배님에게 재선 국회의원의 영예를 안겨주신 당원과 지역주민에게 보답하는 길이 과연 소지역주의 선동과 국회의원 특권을 남용해 풀뿌리민주주의를 형해화(形骸化)하는 것일까요?
행정을 알고, 지금의 여당 사람들을 알고 있는 선배님의 장점을 살려, 우리의 고향 경북, 보수의 중심 경북을 흔들어 뺏으려는 정부여당에 맞서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도와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서는 것이 당원과 지역주민들의 뜻을 받드는 길입니다.
행정은 저 같은 행정 전문가에게 맡기고 선배님 같은 정치인은 여의도에서 당을 지키고, 보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제대로 돌려놓는 일을 맡아 주셔야 옳지 않겠습니까.
정말 나쁜 후보는 드뭅니다. 다만 그 시점과 자리에 부적당한 후보들일 뿐입니다.
부디 여의도로 돌아가셔서 대한민국과 우리의 고향 경북을 위해 선배님이 하실 수 있는 더 크고 적절한 봉사에 힘을 쏟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8년 2월 26일
후배 남유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