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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프로젝트 2년
  • 편집국
  • 등록 2008-12-08 15: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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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코올중독자·새터민·결혼이주여성 등 소외계층에 희망… 자발적인 마을가꾸기 성과
 
“젊은 시절 노동판에서 일하면서 술 마시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러다 30대 초반에 당뇨가 오더군요. 다리가 약간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더니 시신경 녹내장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시각장애 4급에서 3급, 결국 2급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언젠가 실명될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생에 대한 분노와 절망으로 술을 끊지 못했던 한 알코올중독 시각장애인의 고백이다. 동구 판암2동에 사는 손문영 씨.그는 “술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술을 이길 줄 알게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손 씨가 알코올 중독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판암2동 사무소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연 오카리나 교실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손 씨는 “가슴 속의 응어리를 술로 풀지 않고 오카리나를 통해 날려버렸습니다. 하루 이틀 술 안마시고 사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술집이 있는 길을 비켜가게 됐지요. 무지개마을이 저 같은 알코올 중독자를 술에서 구해 준 셈”이라고 말했다.

박성효 시장이 취임하면서 역점적으로 추진한 무지개 프로젝트가 2년 만에 마을의 환경은 물론 사람을 바꿔 놓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8일 오후 2시 만인산푸른학습원에서 관계공무원, 시민,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무지개 프로젝트 워크숍’에서는 무지개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새터민인 대덕구 법2동의 영구임대주택에 사는 이영희 씨는 법동복지관에서 무지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한 새터민 취업정착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집집마다 도배, 장판, 조명, 싱크대가 바뀌고 예쁜 담장과 배수공사, 나무들, 테니스장 등 마을환경이 바뀌면서 닫혀있던 마음의 문도 서서히 열렸다. 처음에는 북에서 왔다며 노인돌보미 활동을 하는 이 씨를 경계하던 할머니들과도 이제는 끊을 수 없는 끈끈한 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여름에는 요양보호사 자격을 땄어요. 제가 남한에 와서 처음으로 딴 자격이라 정말 기뻤어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우송정보대에 입학원서를 냈습니다. 통일이 되면 고향에 가서 복지사업을 할 거예요. 무지개마을에서 비로소 대한민국 국민인 것을 깊이 느끼게 됐습니다.” 이 씨의 전언이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동구 판암2동 까사이 유끼꼬 씨. 말도 문화도 생소했던 한국생활이었지만 무지개마을로 이사 오면서 그도 비로소 한국인이 됐다.

생명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교실, 동 주민센터의 노래교실 등에 참여하면서 마을주민들과 한 가족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생명복지관에서 만드는 마을신문 기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유끼꼬 씨는 “판암2동 무지개마을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늘 주변사람으로부터 도움만 받다가 지금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빈곤의 악순환을 깨기 위해 대전시가 도입한 무지개 프로젝트. 빈곤 동네가 건강한 삶터·일터·쉼터로 변화하면서 떠나고 싶은 동네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정주환경, 교육여건 개선, 지역복지기능 강화는 물론 마을축제, 문화·체육활동, 마을신문 발간, 주민참여 동네가꾸기 사업 등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함께 전개된 덕분이다.

특히 전문가와 주민대표로 이뤄진 자문위원회와 무지개마을 주민협의체 등을 통해 주민 스스로 자기 동네를 가꿔 나가는 민간주도형 복지모델로 정착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박성효 시장은 “외형상의 환경개선도 중요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발적인 모임이 생겨 스스로 ‘동네를 가꾸자’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화기애애한 공동체가 형성될 때까지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용기를 갖게 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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