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소방서 함창119안전센터 지방소방장 안재기 어느 날 아이들과 함께 시골 할머니 댁에 다니러 갔는데 들판에는 따뜻한 봄볕이 대지위의 만물을 소생시키고 움트게 하는 봄이 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름 모를 새들은 봄이 왔음을 반겨 즐겁게 노래하며 노닐고 북풍한설을 이겨낸 어린 꽃나무에는 꽃망울이 망울망울 피어나는 봄. 아주 먼 옛날 순이도 생각나고 강가의 버들강아지도 생각나고 개구쟁이 친구들도 생각나게 하는 봄 봄은 희망이 있어 좋고, 약속을 지켜 좋고, 추억이 있어 아름다운 계절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 아이들과 봄동을 캐고 있는데 저 멀리서 흰 연기가 자꾸 올라와 “혹시 산불이라도 났나” 하는 호기심에 그곳을 자꾸 주시하였는데 옆집 아저씨가 열심히 농부산물을 태우고 있어 나름대로 안심하고 집으러 왔다.
오는 길에 차안에서 초등학교 4학년 다니는 둘째가 “아빠 저기도 흰 연기가 나고 저기도 난다” 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농사철이 되어 농부들도 바쁜 일손으로 이곳 저곳을 정리하고 논두렁, 밭두렁도 태우고 농부산물도 태워 나쁜 벌레나 세균들을 사멸시키며 농사 준비하는 모습이 수백년 이어져와 너무도 당연 하다고 인식되는데 마음 한구석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음습해왔다
혼자 말로 “이것도 직업병이지“ 하며 웃고 말았다.
얼마전 뉴스에서 논두렁 및 밭두렁 태우기 효과에 대해서 흥미 있는 기사가 났었다.
전북도농업 기술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논두렁 등을 태운 곳을 조사한 결과 오히려 천적만 죽어 농작물의 생육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불태우기를 실시한 논둑의 미세 동물을 조사한 결과 거미와 톡톡이 등 천적은 89%나 불에 타 죽은 반면 해충은 11%만 소실된 것으로 나타나 불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역효과만 내고 있는 것이라고 기술원은 밝혔다.
실제 흰잎마름병균은 수로에 자라는 줄풀 뿌리에 월동하기 때문에 논두렁을 소각해도 방제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잡초에 발생하는 도열병균은 벼에 전염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멸구가 옮기는 바이러스병은 저항성품종 재배 확대로 발생이 문제되지 않는다며 논두렁 불태우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효과의 검증도 없이 관행적으로 매년 봄마다 연례행사처럼 실시하는 논두렁, 밭두렁 소각행위 등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국민계몽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따사롭고 화사하며 아름다운 봄을 저 무시무시한 화마로부터 지켜내는 것 또한 한사람의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