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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슈트라우스의 잠든 영웅을 깨우다!
  • 편집국
  • 등록 2013-05-27 18: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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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세간의 호평과 혹평 사이를 줄타기 하듯 살았던 독일 후기 낭만파의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 Strauss). 그는 이 같은 운명에 반기를 들듯 자전적 교향시 “영웅의 생애”로 자신의 작품을 혹평하던 이들을 물리치고, 스스로 영웅이 되어 그의 음악인생을 망라해 보였다. 웅장한 선율로 좌중을 압도하며 관현악의 극치를 보여준 이 대작은 오는 6월 7일(금) 저녁 7시 30분 대구시향 제397회 정기연주회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를 통해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서 펼쳐진다.

마에스트로 곽승의 웅장한 지휘
총 103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 출연
슈트라우스 음악인생을 그린 대작 “영웅의 생애”

이날 공연은 대구시향 곽 승 상임지휘자의 긴장감 넘치는 해석과 웅장한 지휘로 진행된다. 그리고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를 위해서 총 103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함께 한다. 널리 알려진 명곡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대 편성에 약 45분에 달하는 긴 연주시간, 같은 파트 내에서도 여러 갈래로 음악이 나눠지는 복잡한 진행 등으로 연주가 쉽지 않아 대구에서는 초연이다. 따라서 연주 소식을 접한 지역의 클래식 음악팬들은 “곽 마에가 아니었다면 이런 작품을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흥분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20대 후반 들어서 문학 작품들을 주제로 한 다양한 교향시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바그너, 쇼펜하우어 등의 영향 때문이었는데, 그러다 34세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완성했다. 겉으로는 한 영웅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영웅은 슈트라우스 자신이었다.

이 곡은 단일 악장 형식인데도 그 안에 ‘영웅’, ‘영웅의 적’, ‘영웅의 반려’, ‘영웅의 전장’, ‘영웅의 업적’, ‘영웅의 은퇴와 완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총 여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제목으로 알 수 있듯 작곡자가 전하려는 주제는 음악으로 표현된 표제음악이기도 하다. 여기서 ‘영웅의 적’은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폄하하던 비평가와 음악 동료들을 상징하며, ‘영웅의 반려’는 슈트라우스의 아내를 이른다.

특히 제5부에 해당하는 ‘영웅의 업적’에서는 영웅, 다시 말해 슈트라우스가 자신의 업적을 되새겨보는 부분이다. 따라서 슈트라우스 작품들의 주요 주제가 단편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주제들은 메들리처럼 얽히면서 제5부의 커다란 주선율을 이룬다. 여기서 등장하는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는 교향시 “돈 키호테”, “돈 후안”, “맥베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다. 그의 작품들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슈트라우스는 화려한 화성과 직설적이면서도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여러 대상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극적 흥분이 감도는 한편 행복을 찬미하는 아름다운 선율도 조화롭게 펼쳐진다. 또 모든 파트의 악기들이 골고루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 오케스트라 연주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큰 장점이다.

첼로 협주곡의 제왕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대구시향 수석 첼리스트 유대연 협연
고향 보헤미아를 그린 망향의 노래

한편, 이날 공연의 전반부에서는 대구시향 첼로 수석 유대연의 협연으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된다. 첼로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 곡은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이 뉴욕 음악원 초대원장으로 초청받아 미국에 체류하던 시절에 만든 것이다. 이 때 드보르작은 고향 보헤미아에 대한 그리움을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현악 4중주 “아메리카”와 같은 음악의 창작으로 달랬다. 드보르작은 보헤미아의 전통 리듬과 선율에 미국 흑인 영가나 인디언 민요 등을 결합시켜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냈다.

위대한 음악가들도 이 첼로 협주곡을 높게 평가 했는데 일례로 브람스(J. Brahms)는 “이렇게 훌륭한 첼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도 진작 이런 작품을 썼을 것이다.”라고 감탄한 바 있다. 또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으로 20세기 명연을 선보였던 첼로의 거장 카잘스(P. Casals)는 이 곡을 두고 “영웅의 생애를 담은 한 편의 드라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망향의 노래라서 애조 띤 선율이 인상적이며 우리의 민요 가락과도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제1악장에서 첼로는 갑자기 등장해 독백을 하듯 주선율을 연주해 나가는데 카잘스는 이 부분을 ‘영웅의 출현’이라 했다. 제2악장에서는 전형적인 보헤미아풍의 감상이 넘치며 노래하는 악기 첼로와 작곡가의 서정성이 마치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악장에서는 흑인 영가 선율과 보헤미아 민속 무곡의 리듬이 교묘하게 사용되어 드보르작만의 특색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

무려 40여분에 달하는 이 대 협주곡을 연주해 보일 첼리스트 유대연은 연세대 음대 재학 중에 한국음협 주최 해외파견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했다. 졸업 후 영국으로 유학, 왕립 음악대학에서 재클린 뒤프레의 스승이기도한 윌리엄 플리스를 사사하며 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고, 영국 안나 셔틀워스 첼로 프라이즈(Anna Shuttleworth Cello Prize)에서 무반주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클라겐푸르트 음악원 수료 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아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수석, 퍼시픽 음악 축제 오케스트라 부수석을 역임하고,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지에서 활발한 실내악 공연을 통해 깊이 있는 음악적 역량을 쌓은 그는 귀국 후에도 수차례의 독주회와 챔버 앙상블,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부산시향 첼로 수석, 인제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 유니슨 스트링 콰르텟 첼로 주자로 활동 중이다.

2013년 상반기 마지막 정기연주회이기도 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마에스트로 곽 승은 “레퍼토리를 선정할 때는 청중의 기호, 오케스트라의 실력, 지휘자의 음악적 욕심 이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이번 연주회는 이 세 가지 모두 욕심 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며 작품 선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합일이 중요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대구시향의 첼로 수석 주자가 협연함으로써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며, 끝으로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통해서는 오랜만에 위대하고 웅장하고 오케스트라 예술의 향연을 선보이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대구시향의 제397회 정기연주회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는 A석 1만 5천원, B석 1만원이며 초등~대학생 학생증 지참자는 A석 8천원, B석 5천원이다. 공연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88-7890) 또는 인터넷(www.ticketlink.co.kr)으로 예매하면 20% 할인(중복할인 제외)을 받을 수 있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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