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다. 그러므로 자유가 없는 사람은 죽은 자와 같고 평화를 잃은 자는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이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생명을 터럭처럼 여기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희생을 달게 받는 것이다. 실로 자유와 평화는 전 인류의 요구라 할 것이다.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한용운 선생이 옥중에서 쓴 글의 일부이다.
기미년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떨쳐 일어났던 3.1독립운동에는 만해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정신이 있었고 혼이 있었다. 그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 사회의 보편적 대의가 있었다. 이 가치는 시공을 초월하여 결코 변하지 않는 불변의 가치요 진리.
올해는 3.1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8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3월이 오면 어두운 冬天의 장막을 걷어내고 삼월 하늘에 요원의 불길처럼 솟아올랐던 3.1독립만세 운동의 뜨거운 함성이 이 나라 강토에 메아리 되어 들리는 듯하다.
그날의 외침, 지금도 우리 가슴에 힘차게 맥박
죽음보다 더한 민족적 굴욕감과 생명보다 소중한 독립에의 열망으로 민족의 원한과 비분을 담아 세계만방에 기개 드높였던 그날의 외침은 오늘날에도 우리의 가슴 속에 힘차게 맥박치고 있다.
3.1운동은 조국광복의 희망찬 예언이었고 세계평화를 주창한 인도주의의 힘찬 전진이었다. 그리고 자유와 평등, 자주와 독립의 권리를 천명한 위대한 3·1정신은 건국 이후 국가발전을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우리 근대사에 있어서 3.1독립운동의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 그것은 일제 식민지 지배에 항거하여 국내외의 한민족 전체가 거족적으로 전개한 민족 최대의 독립운동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 투쟁을 통해 민족의 주체적인 자각이 크게 고양됐고, 나아가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심어주고 민족공동체를 지켜준 등불과 같은 역할을 했다.
3.1운동의 결과 독립역량이 결집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어 광복이 될 때까지 가장 오랜 임시정부의 법통을 지켜냄으로써 민족자존의 의지를 만방에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다.
백암 박은식 선생은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에서 3.1운동을 조명한 바 있다. ‘백번 꺾어도 회절(回折)하지 않고 열 번 밟아도 반드시 일어나 현상에 비관하지 않고, 험한 길에 걸음을 멈추지 않아서 최후의 결과는 반드시 승첩을 올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복지와 민주주의 함께 이루는 저력 발휘
우리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격심했던 정치, 사회적 혼란의 와중에서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성공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쳐 복지와 민주주의를 함께 이루는 국민의 저력을 발휘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과 가난에서 벗어나 세계 속의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지난날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고 외교권조차 행사할 수 없었던 나라가 불과 100년이 지나 세계 외교의 중심 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으며 우리를 둘러싼 외부적인 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지역, 세대, 계층 간의 갈등과 집단이기주의 현상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국민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 모두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이것을 기반으로 국가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우리가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이다. 지난 역사를 통해 이를 본받아 오늘에 되살리고 미래에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
여든 여덟 번째 3.1절을 맞아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민족적 저력과 역량을 발휘한다면 지난 세기처럼 세계사의 주변 국가가 아닌 세계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중심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