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서후면을 따라 흐르는 이송천 너머 언덕에는 안동시온재단 안동재활원이 있고 그 곳에는 장애인들에게 간식을 만들어 주는 ‘박쉐프’로 통하는 듬직한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하고 있다.
▲햄손질 : 박종훈씨는 어느새 시설에서 ‘박 쉐프’로 불렸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샌드위치나 스파게티 간식이 등장하게 되었다. 지난 6월부터 주로 중증장애인들의 요양과 재활을 돕는 이 복지시설에 배정되어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박종훈 사회복무요원(22세). 입영 전 대학에서 호텔조리를 전공했던 그는 신체검사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4급을 판정을 받았다.
처음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어 다가가기도 힘들어 적응이 힘들었다는 그는 근무지 배정 초기 2주간 소집되어 수료한 직무교육이 그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인식을 전환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장애인들에게 좀 더 다가갈 궁리를 했고 그래서 얻은 답이 전공을 살린 ‘맛있는 간식’이었다”는 그는 자신의 후임들은 물론 선임까지 동료 사회복무요원들을 설득해 간식봉사를 시작했다.
월급날마다 각자 조금씩 회비를 모아 그 돈으로 식재료를 준비하고 다 같이 간식을 만든다. 준비하는 간식의 양은 재활원 식구만 80여 분, 거동이 어려운 요양원 식구까지 하면 170인 분 정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제 시간에 간식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는 꼼꼼하게 동료들의 역할과 식재료 준비방법을 지시해야 한다.
▲지시하는 박쉐프 : 지시하는 ‘박쉐프’, 샌드위치는 오이절임과 양상추, 햄과 같은 재료는 쉽게 씹을 수 있게 잘게 조각내야 한다. 정성이 곁들여진 샌드위치, ‘박쉐프’로 불리다
아울러 그는 “간식을 만들어 낼 때도 음식의 주인공이 중증장애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비장애인과는 달리 대부분의 생활인들이 거동이 불편해 음식섭취에도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예로 샌드위치 같은 간식을 만들 때 오이절임과 양상추, 햄과 같은 재료는 쉽게 씹어 먹을 수 있도록 잘게 조각내야 한다. 물론 잘게 준비된 재료로 샌드위치를 예쁘게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식사 편의성과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과정에서 그는 시설 장애인들과 사회복지사들 사이에 어느새 ‘박 쉐프’로 불렸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샌드위치나 스파게티 등 오후 시간 간식이 등장하게 됐다.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이제는 그만 둘 수도 없다”는 그는 다음에는 또 뭘 만들까 항상 그 생각뿐이라고 한다.
‘처음에 현역을 못간 것이 정말 창피했다’는 박종훈씨, 지금은 사회복무요원인 것이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장애인과 장애인시설에 대해 편견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