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때 그다지 중요치도 않은 행사에 영주시는 수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원칙적으로 보면 국가나 지자체차원에서 할 일을 민간단체에서 하는데 이렇게 홀대하는지 너무나 답답합니다."
경북 영주시 아지동 234-5번지 쓰레기매립장 부근에 자리한 한국조류보호협회 영주시지회장 김병주(57)씨의 푸념섞인 첫 말이다.이 단체에서 주로 하는 일은 조난당해 상처입은 조류들이나 야생동물들을 구조하여 구호조치를 한후 적절한 때에 원래 살던 자연의 집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이다.
방문했을 당시 천연 기념물 8종,보호종 5종 등 총 36마리가 수용되어 있었고 멀지 않아 고향인 자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지회가 관할하는 지역은 청송,의성,청송 등 경북권내 9개 시군으로 특히 구조활동이 바빠지는 겨울철에는 시설자체가 부족하고 먹이 값도 적지 않게 필요한 데 연간 600만원 가량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그 이유는 수용시설에 들어오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종들 대부분이 육식성이라 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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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 되는 대부분의 경우가 총이나 올무에 심하게 다쳐 영주시내에 있는 모 동물병원을 주로 이용하지만 봉합수술 등 큰 수술이 요구될 때에는 서울로 이송조처를 취하는데 그 경비 또한 만만치 않게 요구된다.
시행되고 있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폐사한 천연기념물을 표본.박제하여 자연생태교육장에 전시하여 초중고생들을 비롯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현재 동물천연기념물7종,희귀 조수류 박제품 40여점이 있다.
" 매년 봄이 되면 유치원생들을 포함해서 연평균 7~8백명의 견학생들이 오지만 자그만 선물인 공책 한 권도 소속된 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처음 시작 할때는 봉사정신으로 임하겠다는 회원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떠나고 없다"며 운영의 심각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천연기념물이 밥 먹여 주느냐며 남들은 물론 심지어 아내까지 미친 사람 취급을 하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귀한 새들을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에서 한없는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략 120여명 되는 회원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올해 안에 이 시설을 폐쇄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고 말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신속한 관련 기관과 각계의 후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에는 몇년간 지원되던 시 보조금도 집행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한다.
밤잠을 설쳐 가면서 365일 늘 대기상태에 있어야 하는 격무임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의 푸대접으로 한숨만 쌓여 가는 이 단체가 결코 처음 설립했을 때의 목표를 잃고 좌초되지 않기를 바라며 발길을 돌린다.
사무실 벽을 가득 채운 환경부장관,문화재청장,대구지방환경청장, 도지사,시장등 많은 표창들이 그간의 노력들을 소리없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