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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7-26 14: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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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이튼칼리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 세계의 명문학교들이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문호를 대폭 개방하고 나섰다. 교육기관의 사회적 책무 뿐만 아니라 여러 부류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곧 교육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워싱턴 타임스는 과거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는 대학은 음대, 미대 등 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대학으로까지 '탈SAT'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이 처음 SAT 성적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는 이래 미들베리대, 베닝턴대 등 미국 내 30여개 대학이 '탈 SAT'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유수 대학들이 학생선발에서 SAT 비중을 낮추려는 것은 SAT 점수가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 가난하지만 재능있는 학생이 SAT에 가려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SAT 성적을 주요 잣대로 학생들을 뽑는 것은 결과적으로 경제적 차이가 교육 불평등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보드가 지난해 공개한 2006학년도 SAT 성적보고서에 따르면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인 가구에서 자란 수험생의 영어와 수학 평균점수는 549점과 564점이었지만 연소득 1만달러 미만 가구의 수험생 평균점수는 영어 429점, 수학 457점에 불과했다.

블롬버그 통신과 뉴욕선 보도에 따르면 SAT를 준비하기 위해서 미국 맨허튼의 백인 상류층들은 연간 수업료가 3만달러가 넘는 사립학교에 보내고, 시간당 500달러가 넘는 개인과외를 시키는 반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컬리지보드가 발행한 '공식 SAT 학습 가이드 : 새로운 SAT'라는 시험 준비서를 14달러에 사서 보는 실정이다.

경제적 약자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곳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 상류층이 다니는 대표적 명문학교로 이름난 '이튼 칼리지'는 최근 전체 학생 중 저소득층 학생비율을 최대 40%까지 늘리기 위해 5000만 파운드의 장학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 장학금은 가난하지만 재능있는 학생에게 우리 돈으로 연간 5000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경제적 약자에게 문턱을 낮추는 이들 학교의 공통적인 목적은 공공에 대한 기여, 사회적 책무 뿐만 아니라 다양성이 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앤소니 리틀 이튼 칼리지 교장은 인디펜던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골고루 받는 것은 전통 깊은 이 학교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우수학생에 대한 우대 입학제도를 운영하는 애머스트대학의 안토니 막스 총장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대학은 여러 부류의 유능한 인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나타난 성적보다는 다양성과 가능성이 대학 전체의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유수대학들이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신입생 전형에서 서열 중심의 수능성적을 중시하려는 반면, 세계 일류 교육기관들은 경제적 소외계층을 아우르며 다양성에서 경쟁력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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