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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7일께 안동시 용상동 김모(36 여) 씨는 건강보험료 납부 신청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이하 공단) 안동지사에 들렀다. 지역가입자인 김 씨는 공단이 보험료를 은행통장 계좌이체나 고지서로 납부하는 방법을 권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기존에 신용카드 자동이체를 이용하던 김 씨는 최근 카드를 재발급 받으면서 보험료가 결제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에 공단을 찾아 카드번호 변경을 신청할 참이었다. 그러나 공단은 변경이 불가능하다며 고객센터로 전화해 은행통장 계좌이체를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이후 바쁜 일정 때문에 보험료 납부 신청을 까맣게 잊고 있던 김 씨는 보험료 결제일(매월 10일) 4~5일이 지나서야 생각나, 급히 공단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기존에 신용카드 자동이체를 이용하고 있는데, 은행통장 계좌이체로 변경하고자 전화했다고 문의했다.
그런데 뜻밖에 말이 돌아왔다. 고객센터 상담사는 기존 신용카드 납부자들은 H사 카드를 제회하곤 다른 카드로 납부변경이 가능하다는 것. 순간 화가 난 김 씨는 "그럼 왜 안동지사에서는 카드변경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한 것이냐"며 따져 물었더니 상담사는 "번거롭게 해드려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신용카드 납부일 전에 공단을 방문했다. 부연설명도 없이 무조건 카드변경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한 것은 결론적으로 시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며 "카드납부를 하고 있는 주변 지인도 카드납부가 불가능하다는 안동지사 안내만 듣고 은행통장 계좌이체로 변경했다고 말해 이 사실을 알려주니 어처구니없어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공단 안동지사 관계자는 카드수수료(2360원)가 높아 정책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은행통장 계좌이체(40원)로의 전환을 공단 본부가 지시해 일반 국민들에게 권장하고 있다며 신규 납부자의 경우 아예 신용카드 납부가 불가능하고 H사 카드는 수수료가 너무 높아 계약을 해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현재 공단 자체 적자가 22억원에 이른다며 이는 신용카드 수수료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감사원이 국세는 신용카드 납부자가 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건강보험공단만 자체적으로 수수료를 납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지원예산을 삭감해 국민과 정부 가운데서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국민은 자신들이 편리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국민들을 이해시키려면 일선의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지만 공단 안동지사는 이러한 소통을 생략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워 불편을 초래,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더욱이 이번 취재도중 안동지사의 또 다른 관리직 직원과 통화하면서 내부 직원들조차 정확한 보험료 카드납부 방법에 대해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직원은 통화에서 기존 카드 납부자는 카드번호 변경뿐만 아니라 다른 카드로도 변경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카드번호변경은 가능하지만, 다른 카드로의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행정의 허점을 드러냈다.
공단 안동지사 관계자는 "상황이 어찌됐든 간에 일선 안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며 "보험료 납부 방법이나 고객 대응 방법 등의 교육을 통해 업무가 원활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